상반기 보합세를 유지했던 한국 수출은 7월에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의 7월 수출은 608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고 수입은 542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다. 전체 수출의 1/4에 육박하는 반도체 수출이 단가 회복 및 메모리 수요로 인해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자동차 또한 대미 수출 감소에도 EU, 중남미, CIS 등의 증가로 작년보다 8.8%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103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는데 전반적으로 관세 대응 재고 밀어내기 효과로 분석됐다. 2분기 수출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2.1%, 전기 대비로는 9.8%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3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3∼4%가량 감소한 1,67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은이 예상한 올해 3분기 수출선행지수는 127.8로, 작년 동기보다 3.6포인트(p), 전분기 보다 7.0p 올랐다. 2분기 철도, 방위 대규모 수주 여파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지수 구성 지표 가운데 주요 제조업 및 수출관련 지수는 하락세여서 수출 경기 위축 신호는 유지될 것으로 수은은 전망했다. 미국 관세 재협상은 타결됐지만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요인이 많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독일·프랑스 등 유럽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초 경기 하강 가능성을 보였던 미국은 2분기 들어 다시 소폭 상승한 반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중국은 2분기 이후 완만한 경기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WTO 상품무역지수는 미국 관세 인상을 앞두고 수입업체들이 구매를 선제적으로 진행하면서 2분기에 1분기(102.8)보다 상승한 103.5를 기록했으나, 구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1분기(101.0)보다 떨어진 97.9를 기록해 하반기 무역 성장 둔화를 시사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신규주문지수는 5개월 연속 50 이하에 머무르는 등 기업들의 투자·생산 계획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지수는 한국 수출액에 대해 3~6개월 선행성을 보여주는 지수이기 때문이다.

환율의 경우, 미국 관세 협상이 재개되면서 무역 긴장도가 높아지고 미국내 물가 상승으로 7월 금리 인하도 어려워짐에 따라 달러 선호 심리가 다시 강해지고 있어, 3분기 달러 가치는 6월 수준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동성은 올해도 수출 애로사항 1순위

특히 환율은 여전히 수출기업 애로사항이다. 수출입은행의 2분기 수출기업 애로사항 리서치에 따르면 43.3%의 수출기업들이 애로사항 1위로 ‘원화환율 불안정’ 을 꼽았다. 이어  ‘관세 등 수출대상국 수출입규제’(28.7%), ‘중국 등 개도국 저가공세’(26.7%) 순이 차지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화환율 불안정’(49.1%→43.3%) 응답이 전기에 이어 최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등으로 ‘관세 등 수출대상국의 수출입규제’(29.2%→28.7%) 응답 비중도 계속 높게 유지됐다.

업종별로는 ‘원화환율 불안정’은 석유화학(50.6%), 자동차(49.5%), 신재생에너지(46.7%), 기계류(44.4%)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높게 응답됐다.

‘관세 등 수출대상국 수출입규제’는 자동차(42.9%), 섬유류(33.3%), 신재생에너지(33.3%), 철강/비철금속(32.1%) 등에서 응답 비중이 높았으며 ‘중국 등 개도국 저가공세’는 신재생에너지(33.3%), 석유화학(32.5%), 기계류(31.5%) 등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은 선박(36.5%), 전기전자(34.1%)에서 높게 응답됐다.

한편 대기업(60.0%→44.2%)과 중소기업(47.8%→43.2%) 모두 ‘원화환율 불안정’을 가장 많이 응답한 가운데, ‘관세 등 수출대상국 수출입 규제’는 대기업(40.4%)이 중소기업(27.4%)보다 응답 비중이 높은 반면 ‘중국 등 개도국의 저가공세’는 중소기업(27.6%)이 대기업(19.2%) 보다 응답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